주택담보대출 만기가 45년, 50년으로 늘어난 초장기 주담대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습니다. 소득이 적은 서민층과 주택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상품으로, 월 상환 원리금을 낮추는 고마운 상품들입니다.
카카오뱅크, 45년 주담대 출시
카카오뱅크는 17일부터 최장 만기를 45년으로 늘린 주담대 상품을 판매합니다. 기존 상품의 최장 대출기간은 변동금리 5년, 혼합금리(몇 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)는 35년이었으나 모두 최장 45년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.
카카오뱅크는 “금리상승기 고객의 상환 부담 경감을 위해 최장 만기를 늘렸다"며 "대출 한도가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”고 설명했습니다.
만기가 늘어날 때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이유는 DSR(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) 규제 때문입니다. 현재 DSR은 40%로 제한돼 있는데, 내가 빌린 모든 대출의 원리금(원금+이자)이 내 소득의 40%를 넘지 못하는 규제입니다.
예를 들어,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에 DSR 40%를 적용하면 연간 납부하는 원리금리 2000만원을 넘기지 못하고, 이를 12개월로 나누면 월 166만6666원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. 요즘엔 거치식이 없고, 월상환 형태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매월 납부하는 원리금리 167만원을 넘지 않으려면 대출 원금이 4억원을 넘기 힘듭니다.
대출 받을 수 있는 원금 늘어난다
하지만 대출 만기를 45년으로 늘리면 매달 납부해야 할 원금리 줄어듭니다. 원금리 줄면 매달 납부할 원리금(원금+이자)이 줄고, 같은 DSR 40%를 적용해도 대출 한도가 늘어납니다. 이것이 카카오뱅크가 “고객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”고 설명한 이유죠.
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. 차주 입장에서 만기가 늘어나면 지불해야 할 이자가 많아집니다. 보통 대출 상품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은데, 45년이면 35년 상품보다 금리가 높겠죠.
또,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총 납부 이자 양도 많겠죠. 물론 주담대의 경우 만기를 다 채워 갚기 보다 주택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상환하고 다시 대출 받는 과정을 밟겠지만요.
정책모기지상품은 만기가 50년
정부가 제공하는 정책모지기상품 예를 들어,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은 만기 50년 상품이 8월부터 공급되고 있습니다. 만기가 더 늘어났으니 소득이 적어도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.
이 상품들의 최대 만기는 40년이었지만, 34세 이하 혹은 결혼 7년 이내 신혼가구라면 50년 만기 상품을 가입 가능합니다.
보금자리론와 적격대출은 정부가 공급하는 상품이지만, 최근 금리가 많이 올랐습니다. 소득이나 주택가격 상한 등 조건이 까다로운데도 시중은행 대비 큰 장점이 없어졌습니다. 조만간 정책 금리를 내린다고 하니, 그 때가 되면 함께 알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.